카테고리 없음

마더 테레사, 성인의 이면을 말하다: 고통의 미화, 재정의 불투명성, 그리고 권력과의 유착

orange14-19 2025. 4. 19. 09:31

출처 : 빅토리아의 스터디 블로그

마더 테레사는 전 세계적으로 자선과 희생의 상징으로 추앙받아왔으며, 2016년 가톨릭 교황청에 의해 공식적으로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활동과 결정에 대해서는 수십 년 전부터 다양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빈자의 성녀’라는 칭송 이면에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방치하거나 심지어 미화하고, 막대한 기부금을 불투명하게 운용했으며, 권위주의적 태도로 독재자들과 유착했다는 심각한 의혹이 존재한다. 본 글에서는 마더 테레사의 활동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조망함으로써, 그녀의 신화화된 이미지를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고자 한다.

‘죽어가는 이들의 집’: 자선인가, 체계 없는 방치인가

1952년 마더 테레사는 인도 콜카타에 ‘죽어가는 이들의 집’(Nirmal Hriday)을 설립하였다. 거리에서 죽어가는 빈민을 돌보기 위한 시설로 알려졌지만, 실제 의료 수준은 극히 열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94년, 영국 의학저널 The Lancet의 편집장 로빈 폭스(Robin Fox)는 해당 시설을 방문한 후 의료 행위가 즉흥적이고 비전문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하였다. 의사의 개입 없이 훈련받지 않은 수녀와 자원봉사자들이 중대한 의료 결정을 내렸으며, 말라리아 환자에게 해열제만 투여하는 등 부적절한 처치가 빈번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해당 시설에서 기본적인 통증 관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말기 암 환자에게도 강한 진통제가 제공되지 않았고, 아스피린 정도가 고통 완화의 전부였다는 증언이 여럿 존재한다. 이는 마더 테레사가 환자의 고통을 의도적으로 감내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고통의 신학: 연민 없는 미화

마더 테레사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자원 부족이 아닌, 고통에 대한 그녀 고유의 신학적 신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고통은 아름다운 것”이라며,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비유하고, 이를 영적인 가치로 포장하였다. 자원봉사자들에게는 “고통을 통해 예수와 가까워질 수 있음을 환자들에게 설득하라”는 지침까지 내렸다고 전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 본인은 병에 걸렸을 때 최첨단 유럽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정작 자신이 운영하는 시설에서는 항생제조차 투여되지 않아 수많은 환자들이 고통 속에 임종을 맞았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신념의 문제를 넘어 도덕적 위선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불투명한 재정 운용: 기부는 어디로 갔는가

마더 테레사의 자선단체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을 수령했지만, 이 자금의 실제 사용 내역은 매우 불투명했다. 독일의 시사 잡지 Stern은 1991년 그녀의 조직이 전체 기부금의 약 7%만을 빈민 구호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바티칸 계좌로 이체되거나 용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하였다.

에티오피아 기근 구호금이 실제 현지에 전달되지 않고 중앙 본부에 적립되었다는 내부 폭로도 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자선단체 운영의 핵심 가치인 투명성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며, 마더 테레사가 단순한 회계 부주의를 넘어 구조적인 은폐를 방조하거나 주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권위주의와 종교적 강요

그녀는 철저한 가톨릭 교리에 입각해 자선 활동을 조직했으며, 이에 반하는 시도나 비판을 수용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말기 환자에게 비밀리에 가톨릭 세례를 시도하거나, 피임·낙태·이혼을 단호히 반대하는 태도는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종교적 교조주의는 특히 인구과잉과 빈곤 문제가 중첩된 지역에서는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산아제한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주님이 돌보실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점은, 현실을 외면한 이상주의로서 결과적으로 빈민의 삶을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있다.

독재자들과의 유착: 성녀인가, 정치적 조력자인가

마더 테레사는 자선 활동을 빌미로 수많은 독재자 및 부정한 부호들과 친분을 맺었다. 아이티의 독재자 장클로드 뒤발리에를 “가난한 이들의 친구”라 칭하며 훈장을 수여받았고, 영국의 언론재벌 로버트 맥스웰, 미국의 사기범 찰스 키팅에게서 거액의 기부금을 받고도 그들의 범죄 사실이 밝혀진 후 해당 자금을 반환하지 않았다.

특히 키팅의 경우, 그가 저지른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금융사기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음에도, 마더 테레사는 그에게 유리한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도의적 책임을 회피했다. 이는 그녀가 도덕적 판단보다 조직의 재정 확보를 우선시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한 사례이다.

결론: 신성화된 이미지를 재검토할 때

마더 테레사는 단지 한 명의 자선가가 아닌, 상징적 존재로 신성화되어왔다. 그러나 그녀의 실제 행적과 결정들을 살펴보면, 그 신화는 단순한 빛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 고통의 방치, 재정 운영의 불투명성, 종교적 강압, 권력자와의 유착 등 다수의 사실은 그녀를 도덕적 이상으로만 간주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제는 마더 테레사라는 인물에 대해 보다 입체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때다. 성인은 결코 무오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그녀와 같은 영향력 있는 인물일수록, 그 행적이 만들어낸 실질적 결과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마더 테레사의 삶은 인류애와 종교적 헌신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거울일 수 있다.

 

 

참고 자료

  • Robin Fox, “Mother Teresa’s care for the dying,” The Lancet 344 (8925), 1994 – 마더 테레사의 시설에서 관찰된 열악한 의료 실태 보고en.wikipedia.orgen.wikipedia.org.
  • Rashad Mammadov, “Mother Teresa: Good Intentions to Controversy,” News-Decoder, 2019 – 마더 테레사의 독재자 연루, 기부금 논란 및 고통 미화에 대한 언급news-decoder.comnews-decoder.com.
  • Serge Larivée , “Les côtés ténébreux de Mère Teresa,” Studies in Religion/Sciences Religieuses 42(3), 2013 – 마더 테레사에 대한 학술적 비판 연구 (몬트리올 대학)​en.wikipedia.orgnews-decoder.com.
  • Walter Wuellenweber, “Mother Teresa: Where are her millions?” Stern (독일 시사잡지), 1991 – 마더 테레사 재정 조사 기사 (영국 Butterflies & Wheels 웹사이트에 발췌 번역)​butterfliesandwheels.orgbutterfliesandwheels.org.
  • Michael Parenti, “Mother Teresa, John Paul II, and the Fast-Track Saints,” History News Network, 2016 – 마더 테레사의 금전 및 의료 태도를 비판적으로 정리한 칼럼historynewsnetwork.orghistorynewsnetwork.org.
  • Christopher Hitchens, The Missionary Position: Mother Teresa in Theory and Practice, 1995 – 마더 테레사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서. Hitchens는 그녀를ATIC이자 FUNDAMENTALIST, fraud”라고 혹평했다myvoice.opindia.com (국내 번역서 선의의 독재자,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