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언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선종’이라는 표현, 언론의 중립성을 시험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주요 언론은 일제히 ‘선종(善終)’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겉보기에는 경건하고 존중의 뜻이 담긴 단어처럼 보이지만, 이 용어를 언론이 별다른 설명 없이 받아쓰는 행태는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선종’은 단순히 평온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뜻이 아니다. 이는 가톨릭 신앙 교리를 전제로 한 용어로,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마치고, 영혼에 대죄가 없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종교적 의무를 완수하고 신의 심판 앞에 떳떳하게 섰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종교 내부에서 통용되는 이와 같은 개념을 세속 언론이 아무 비판 없이 차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언론은 사실을 전하는 동시에 공적 담론의 기준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특정 종교의 교리적 해석..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