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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의 탈을 쓴 범죄, 그리고 교회의 조직적 침묵 최근 호주의 가톨릭 사제 앤서니 피어스(84)가 과거 교구에서 저지른 아동 성범죄를 자백한 끝에 징역 4년 1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제의 지위에 있을 당시 아동을 상대로 지속적인 성학대를 저질렀고, 피해자는 법정에서 “그는 내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며 그 고통을 토로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과거의 범죄가 아니라, 종교라는 보호막 속에서 반복되어온 고질적 구조의 민낯을 드러낸 단면에 불과하다.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드문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세계 곳곳에서 가톨릭 성직자에 의한 성범죄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으며, 그에 대한 교회의 대응은 상투적인 침묵과 은폐, 그리고 미온적인 사과에 머물고 있다. 종교적 권위를 등에 업은 이 범죄들은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사회 전체에 종교..
신생아를 조롱하고 학대한 간호사들, 그리고 침묵한 병원 시스템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일부 간호사들이 생후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를 돌보는 과정에서, SNS에 “낙상 마렵다”는 등 아기를 조롱하거나 위협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것이다. “진짜 성질 더럽네”와 같은 폭언도 서슴지 않았으며, 해당 행위는 사진과 함께 공개되기까지 했다. 보호자들은 “설마 우리 아이가 그런 일을 당했을 줄은 몰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고, 여론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었다.문제의 심각성은 단순히 일회성 부주의나 개인의 일탈에서 그치지 않는다. 피해 아기의 부모에 따르면, 관련 게시물은 2023년 8월부터 지속적으로 업로드되어 왔으며, 복수의 간호사가 이에 가담한 정황도 드러났다..
보수의 탈을 쓴 사이비화? 예장 합동 교단의 구조적 문제와 신뢰 위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 합동)은 한국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대표적 보수 교단으로 오랜 전통과 영향력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행보를 보면, 그 정체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교회 권력의 사유화, 비판 봉쇄, 시대정신과 괴리된 교리 해석 등 일련의 행태는 “예장 합동이 정통 교단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사이비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1. 목회직 세습과 교회 권력의 대물림예장 합동은 2013년 직계 자녀에게 담임목사직을 승계하는 ‘세습’을 금지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는 세습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과 교회 내 자정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한 조치였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그 결의는 사실상 무력화되었고, 이후 ‘세습’이라는 단어 자체를 공적 논의에서 배제시키며 제도화는..